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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이야기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 있다.

by mysiya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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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마음안에서 늘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가려고 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좋은 곳들은 수두룩하고

나 역시도 그곳에 가면 글쓴이들과 비슷하게 '좋았다' 라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가려고 시도하려다 보면 여러가지 이유들을 들어대며 다음으로 미루는 순간들이 더 많다.

그렇게 어디든 떠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일까

나는 이 말에 대한 답을 내 삶의 터전에서 찾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 늘 있는 것

멀리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이에도 찾아보면 좋은 곳들이 많다.

여행이라고 해서 굳이 멀리 가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니

평범한 일상에서도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어쩌면 나와 멀리에 살아가는 어떤이들에게는

이곳이 여행으로 오는 곳일 수 있으니

그들처럼 멀리에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 있다.

나는 매일을 여행처럼 살아보기로 하였다.

 


사무실 근처에는 멋진 호수공원이 하나 있다.

사무실은 나주 빛가람동에 있는데 이제 계약가간이 1년남짓 남아서

이곳에 있으면서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이곳을 떠나면 나는 다시 이곳을 찾게 될까?

그건 잘 모르겠다. 이따금씩 기억에서 떠올릴 수는 있어도

아마 다시 일부러 찾아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봄이 시작되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 어느날로부터 점심산책을 시작하였다.

점점 늘어가는 노랑의 물결. 개나리가 공원 한바퀴를 가득 메웠다.

 


나주 빛가람 전망대

호수공원 중앙에는 배메산이 있다.

금방 올라갈 수 있는 작은 산위에는 더 높이 올라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무료)

측면으로 이동하면 (유료)로 운영하는 모노레일도 있고

나무데크로 된 계단도 있다.

또 다른 측면에도 자동차도 오를 수 있는 넓은 길이 있지만 차량은 출입금지이다. 

위쪽에는 주차장이 따로 없고 막아져 있다.

코로나 이후로는 이용하지 못하는 것 같은 길다란 돌미끄럼틀도 있는데 (유료) 

이거는 나중에 꼭 한번 타보고 싶긴하다 ㅋㅋ

 


 

봄꽃이 피었다.

봄이 왔다. 

작은 풀꽃들이 공원을 점점 가득 메우고 있다.

두 볼을 간질간질 간지럽히는 바람에도 이제는 차가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완전한 봄날 같다.

비가 온 뒤에 추워진다고 했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추운것은 아니었다.

꽃샘추위가 몇번은 더 올것도 같은데

올 봄에는 왠지 그 추위마져도 확실한 봄 같은 기분이 들것만 같다.

 

 


 

나주 빛가람 호수공원 바람개비

그렇지! 공원에는 바람개비 몇개쯤은 있어줘야지(?)

나주 빛가람 호수공원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군데군데 놓여있다.

날씨가 완연하게 좋은날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바람개비는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일이 있어도 그건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 순간은 아무리 생각하고 괴로워해도 어차피 와있거나 곧 올일이니

그것을 가지고 모든 세상을 놓아 둘 필요는 없다.

잠시나마 밖으로 나와 걷다보면 '행복한 순간'이 생긴다.

그 순간들을 쌓고 또 쌓아 포도알처럼 모으면

어느순간 완성된 포도 판으로

나의 불행과 맞바꿀 수 있는 행운을 가져다 줄지도 모르겠다.

 


 

나주 빛가람 호수공원 바람개비 그림자

그림자 마져도 따뜻해 보이던 봄의 시작

이 봄의 시작부터가 이리도 기분이 좋다면

앞으로 더 풍성해질 '봄'이라는 이름의 이 계절에는 얼마나 많은 행복 포인트를 모을 수 있을까.

그 포인트의 양을 정하는 것은 그 어떤 '운' 따위가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이다.

내가 밖으로 나가 내가 찾아내는 것들이 바로 그 행복들이 아니겠는가.

봄이 아무리 '나 여기에 있어요!' 외친다고 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들은 그 소리를 외면하고 나가지 않는다면

행복은 그저 저 멀리에 소망으로만 남아있는 그 어떤 것이 될 것이다.

 


 

갈대인가 억새인가

나주 빛가람 호수공원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군데군데 놓여있다.

산수유와 산유수가 헷갈리듯이 나에게는 헷갈리는 것들이 많다.

그중에 는 '갈대'와 '억새'가 있는데 억새는 산에살고 갈대는 물에 산다 정도는 알고 있지만

둘다 물에 사는것도 똑같고 이곳이 산이 있는 호수인것도 맞고 ㅋㅋㅋㅋ

검색해서 찾아볼때마다 아! 그렇군 해놓고도 또 헷갈리고 또 까먹고 또 찾아보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갈대인지 억새인지모를' 이 이 숲의 이름이 되어버렸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때 어딘가에 이처럼 글을 쓸때 

그곳을 설명하는 처음은 늘 '갈대인지 억새인지 모를'이니까

 

 

이 주변에는 연꽃이 피는 곳이 있는데

사무실과 거의 반대방향이기때문에

한번씩 맘잡고 열심히 빠르게 걸어와야 조금은 만나고 되돌아 갈 수 있다.

점심식사 시간은 짧지만 충분히 길기도 하다.

그러나 쪼끔.. 한 20분정도가 못내 아쉽다.

 늘 아쉽다 ㅋㅋ

 

 


 

 

 

벌들도 봄이 온것을 안다.

봄에 살아나는 것은 사람인 나 뿐만이 아니다.

이제 날이 따땃해지고 꽃이 피어나니

작은 꿀벌들도 열심히 꿀을 모으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고 찾아본적도 없지만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곤충과 동물들도 어딘가에서 봄을 만끽하고 있을 것만 같다.

오늘은 진달래를 보러 숲속을 잠시 걸었는데

바스락 거리는 틈 사이로 뱀이라도 나올 것 같은 반가우면서도 놀랄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봄' 이라서

'봄' 이어서

'봄' 이니까

 

모두들 그렇게 다시 일어나

일생을 시작한다.

나도 그렇다.

 

아래지방에는 동백꽃이 핀다.

겨울에도 피어났다가 얼어붙었던 동백이

그 잎들을 녹이고 활짝 피어났다.

그렇게 모두들 다시 일어나 일생을 시작한다.

하루를 보낸다.

나도 그렇다.

 

멀리에 가지않아도 

이리도 좋은 환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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